본문 바로가기
알고있는/볼만한

[도서] 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김태영, 2018)

by 어꼬치 2020. 12. 6.

인간을 공정한 기준으로 평가하는 정의로운 사회가 전제되어 있지 않다면 자존감도 없다. 병든 한국 사회가 급진적인 변혁을 이루지 못하는 이상,

낮은 자존감으로 인한 한국인들의 고통은 거의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p.227)


 

 

반짝임 2020년 10월 도서로 읽게된 책,

지은이 김태형(심리학자로서 기존 심리학의 긍정적인 점을 계승하는 한편, 오류를 과감히 비판하고 극복함으로써 올바른 심리학 이론을 정리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고 소개되어 있음), 2018년 1월 발행, 2020년 3월 6판 인쇄, 갈매나무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초반부는 읽으면서는 고개를 끄덕였다가 말도안된다고 화를 내었다가 좀처럼 읽고싶지 않았었다.

외모, 돈, 스펙과 같이 사회적 기준에 의해 형성된 가짜자존감에 대한 문제의식에는 공감했지만, 

그 기준 대신 "사회적쓸모"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의지와 그런것들이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의 의도는 이해하지만 그것에 매우 불쾌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실제 저자가 기존 심리학의 오류를 과감히 비판하고 극복하기 위해 쓴 부분은 3~4장에 이어진다.

 

자존감은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고, 삶의 질은 또다시 자존감에 영향을 미치는 관계를 갖는다. 자존감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인데, 기존 사회가 제시하는 기준과 그 기준 가까이 가려면서 얻는 가짜자존감이 아닌 진짜 자존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진짜자존감은 #자기존중 #자기수용(자기사랑)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고,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게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무슨 자존감이든 어찌되었든 나혼자 그렇게 생각한다고 높아지는게 아니고, 사회가 정의로운 구조를 갖고 있어야 박자가 맞아 간다는 이야기 같다.

 

대부분의 심리학책이 나는 좀 불편하다. 개인의 노력을 강조하고, 개인의 양육경험이나 가족사를 계속 연결짓는게 불편했다. 물론 이책은 그런부분을 개선하려는 시도는 보였지만 뭐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도 이책에 좋은 평가를 주고 싶은 부분은 <4장>의 기록들이다.

 

개인의 노력만이 아니라 #연대 를 강조하고, #사회구조의_변화_필요성을 지적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내 마음에 들었던 구절을 몇개 남긴다.

 

그들은 자존감은 기본적으로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자존감이 오직 나에게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 자존감 확립에는 반드시 타인들이 필요하다(p.221)

저자소개 처럼, 심리학자로서 기존 심리학의 오류를 과감히 비판한 부분이라고 보인다.

 

나를 사회적 가치를 기준으로 평가해주지 않고 돈이나 외모 따위로 평가하는 불량 거울은 자존감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자존감 확립과 향상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건강한 타인들 혹은 사회 집단이다. 우리에게는 나를 인간으로서 사랑하고 존주앻주며, 건강한 신념과 가치관을 나와 공유하고, 나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줄 수 있는 동료나 조직이 필요하다(p.222)

이 책을 함께 읽은 반짝임 동료들이 떠올랐다. 모임당시에는 4장을 읽지 않고 가서, 이 말을 전해 주지 못했는데... 

 

인간을 공정한 기준으로 평가하는 정의로운 사회가 전제되어 있지 않다면 자존감도 없다. 병든 한국 사회가 급진적인 변혁을 이루지 못하는 이상, 낮은 자존감으로 인한 한국인들의 고통은 거의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p.227)

 

이 마지막 글귀가 사실 저자가 하고 싶은 최종변론 같다. 이 책이 쓰일 떄(2018.1. 출판)는 민주화운동을 하던 대학생들이 사회 곳곳에 흩어져 살다가 세월호 사건을 기점으로 촛불을 들고 다시 광장으로 모여들고 정부의 모습을 바꿔나가던 시기 같다. 그래서 저 마지막 문장은 당시 저자의 심경과 우리나라의 고민을 함께 보여주고 있는것 같아 더 의미가 있다고 본다.

 

 

내가 좋아하는 책은 아님.

 

느낀점은 책은 끝까지 보자.. 사실 앞부분 보다가 짜증나서 덮으려고 했는데 만약 그랬다면 4부를 못보고 지나갔다면 저자님을 욕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4부가 있어서 다행이다.